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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솔파크골프장

돈 적게 들이고 파크골프장 조성하기(3/3) - 펜스

   안녕하세요! 아마초이입니다. 돈 적게 들이고 파크골프장 조성하는 방법, 드디어 마지막 편입니다. 돈을 적게 들이는 방법은 설계부터 시공, 관리까지 직접 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합니다. 내가 못한다면 외주를 줘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비용이 올라가겠지요.

 

   이솔파크골프장의 경우, 기초공사시 포클레인 같은 장비로 해야 하는 부분, 넓은 면적에 잔디를 식재하는 부분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작업은 직접 하였습니다. 3편에서는 펜스 치기, 티매트 깔기, 홀컵 묻기 등 부대공사에 관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처음 파크골프장을 조성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국내외 파크골프장들의 이미지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파크골프의 종주국인 일본과 한국의 차이점을 확인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일본은 문자그대로 공원처럼 가꾸어져 있었습니다. 나무, 수풀, 연못, 꽃밭 등등이 조화롭게 관리되고 있었고 펜스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물론 OB말뚝은 군데군데 있었습니다. 페어웨이와 러프의 구분이 확연했고 그린 또한 짧게 잘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코스 또한 오르막, 내리막, 도그렉 홀 등 다채롭게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마치 '골프장'처럼 보였습니다. 

OB(Out of Bounds): 코스 내 플레이가 불가능한 지역으로 보통 골프장이 임의로 설치한 흰색 말뚝으로 표시. OB지역으로 공을 보내면 벌타를 받음.
도그렉 홀(Dog leg Hole): 개다리처럼 홀의 모양이 좌나 우로 휘어진 형태를 통칭.

 

   반면 국내 파크골프장의 대부분은 하천  변에 조성되었거나 예전 그라운드골프장으로 쓰던 운동장을 개조한 듯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좁은 면적에 많은 홀들을 넣으려다 보니 대부분 직선형태의 평지였고, 홀 간 간격도 좁아 보였습니다. 간격이 좁으니 동호인들의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펜스를 쳐야 했겠지요? 페어웨이와 러프, 그린의 구분은 없었습니다. 조경이라 할 것도 없이 컨테이너 클럽하우스에 정자나 의자 몇 개 가져다 놓은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2년여가 지난 지금은 몰라보게 발전하였습니다. 지자체에서 새로 짓는 파크골프장은 대규모와 최신식 시설을 자랑하며 조경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지금도 생겨나고 있는 민간골프장들도 저마다의 특장점을 가지고 운영 중에 있습니다. 목장이나, 골프장으로 쓰이던 곳을 리모델링하여 파크골프장으로 운영하는 곳도 있다고 하니 얼마 안 가 종주국인 일본을 뛰어넘을 듯합니다.

 

   이솔파크골프장은 어떤 곳으로 만들까? 제가 지금도 매일 하고 있는 질문입니다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일본처럼 자연스러운 곳으로 만들고 싶었으나 전형적인 한국식 파크골프장이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부대공사 얘기를 시작합니다.


목차

  1. 펜스 치기
  2. 티매트 깔기
  3. 홀컵 묻기

1. 펜스 치기

   제 목표는 펜스를 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홀 간 경계는 나무와 OB말뚝을 활용하고 페어웨이 옆으로 A러프와 B러프를 조성하여 공이 옆 홀로 넘어가지 않도록 계획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건 저의 계획일 뿐이었습니다. 일본 파크골프 동회인의 평균 연령은 75세인 반면 한국은 50~60대가 70%라고 합니다. 예전에 한 광역시 파크골프동호인 단체의 대표가 일본에서 열린 시합에서 27개 홀을 경기하는 동안 26 언더를 기록하여 준우승을 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굉장한 고수라 생각했는데 양국 동호인들의 평균 연령을 알고 나서는 이해가 되었습니다. 일본 파크골프장들은 노년층들을 위해 전장(길이)이 짧고 쉽게 조성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비거리는 곧 안전문제와 직결됩니다. 골프를 치시는 분이라면 한국사람 특유의 장타를 선망하는 문화를 잘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골프는 정확히, 멀리 보내야 하는 운동인데 한국사람들은 일단 멀리 보내야 성에 차는 모양입니다. 몇 번의 시범라운드를 통해 티샷이 옆홀뿐만 아니라 옆옆홀까지 간다는 것을 확인하고서는 펜스를 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도 아쉬운 부분 중 하나입니다. 현재 이솔파크장은 길지 않은 전장의 27홀로 구성되어 있는데 차후 18홀로 리모델링하여 전장도 늘리고 펜스도 가능한 한 제거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솔파크골프장 전경
홀간 경계는 나무와 OB말뚝, 러프로 이루어져 있다.
펜스가 쳐진 파크골프장
펜스로 홀과 홀 사이를 나누었다.

 

   펜스를 최소한으로 시공하기로 결정한 다음 어떤 자재를 쓸까 하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시중에 팔고 있는 펜스들은 고비용에 시공방법도 까다로웠습니다. 어차피 파크골프공만 통과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고, 깔끔해 보이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시골 농협에서도 구할 수 있는 스틸고춧대와 울타리망을 와이어로프로 고정시키기로 했습니다. 펜스 높이는 홀별 위험도에 따라 40~100cm 사이에서 결정하였습니다.

 

   다음은 펜스 시공 순서입니다. 

  1. 스틸고춧대를 잘라 양쪽 바닥에 고정시킨다(고추대 끝이 뾰족하게 되어 있어 망치로 때리면 들어감).
  2. 각 스틸고추대를 와이어와 철근팩을 이용하여 고정시킨다.
  3. 양쪽 스틸고춧대에 원하는 높이로 와이어로프를 연결한다(이때 그라인더로 고추대에 홈을 내어 와이어를 걸고 와이어클립으로 고정).
  4. 울타리망을 와이어로프에 걸친 후 케이블 타이로 고정한다(적절한 길이의 울타리망을 구매). 
  5. 울타리망의 아랫부분을 부직포 고정핀으로 고정시킨다(30~50cm 간격).
  6. 20m 이상일 경우, 와이어로프가 쳐지면 노란색 얇은 원형 고춧대를 중간중간에 세워준다.

파크골프장 펜스시공
스틸 고추대를 잘라 세우고 와이어와 철근팩을 사용하여 고정시킨다. 노란색 고추대를 잘라 중간중간에 세워준다.
파크골프장 펜스 공사
층이 나 있는 홀 사이에는 펜스를 높게 쳐준다(60~80cm).
파크골프장 펜스 기초공사
펜스들 뒤로 자굴산이 병풍처럼 펼쳐저 있다.
파크골프장 펜스 그물망 시공
와이어로프 위로 그물망을 걸친 후 케이블타이로 고정시킨다.
파크골프장 펜스시공 완료
케이블타이를 이용하여 그물망과 와이어로프를 고정한다.
파크골프장 펜스 그물망 고정 작업
부직포 고정핀을 사용하여 그물망을 고정시킨다.

 

   펜스공사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손이 많이 가는 작업입니다. 잡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와이어로프도 튼튼하게 당겨줄 수 있습니다. 펜스를 시공, 보수하며 깨닫게 된 팁을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그물망을 팽팽하게 당겨 고정할수록 공이 강하게 튕겨 나옵니다.그물이 찢어지는 것도 문제이지만 도그렉 홀의 경우 고의로 펜스를 이용하는 플레이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때에는 그물망을 다소 느슨하게 쳐 놓으면 공이 그물에 붙어있습니다.  둘째, 돌이 많은 땅일 경우 부직포 고정핀 다리가 너무 길면 박기가 힘듭니다. 다리가 짧은 것을 사용하거나 비스듬히 박아도 충분히 튼튼합니다. 셋째, 펜스를 따라 OB 말뚝을 박아서 펜스를 밟거나 클럽으로 치는 행위를 예방하는 것이 좋습니다.

 

   펜스를 직접 시공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는데 전혀 흐트럼없이 튼튼합니다. 다만, 공에 많이 맞는 특정홀은 그물망이 찢어지기도 합니다. 매주 펜스를 확인하고 보수하여야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글을 쓰다 보니 길어져 '펜스'편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다음시간에 티매트, 홀컵 공사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