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이모저모

농식품 산업의 차별화 및 실전 전략

식품
농식품

 

  경희대 유통경영학과장 신광수 교수님의 강의 내용을 재구성하였습니다. 농식품 업체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해태제과, 해태유통, 해태야구팀 등 재계 23위의 대기업이었던 해태그룹이 망한 이유는 회사가 가지고 있는 핵심역량을 간과하였기 때문입니다. 해태는 전형적인 식품기업, 식품서비스 기업이었습니다. 회사의 규모를 키우고자 하는 욕심에 전자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건설사업도 시작하였고 중공업에도 욕심을 냈습니다. 90년대 말 IMF 사태가 터지자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결국 해태제과도 연쇄부도가 나서 법정관리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 후 풀무원의 스카우트 제의로 풀무원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당시 풀무원 전체 매출액은 450억 원 규모였습니다. 현재는 풀무원이 1조 4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중 직접 만드는 제품은 46%가량이며 나머지는 협력사에서 생산, 납품하고 있습니다. 풀무원에 갔더니 최신 노트북을 줬습니다. 일하는 곳은 세 군데였는데 풀무원 본사, 충북 음성에 위치한 풀무원 메인공장, 연세대 연구소였습니다. 당시에는 자고 일어나면 사업부가 하나씩 생겼습니다. 생면사업부, 얼음사업부, 김치사업부 등입니다. 직장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곳이 풀무원이었습니다. 신제품을 만들고, 회의하고, 샘플을 만드는 일의 연속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광고 방법이 딱 한 가지였습니다. 풀무원 판촉사원이 640명이었는데 모두 정직원입니다. 고객과 접점에서 직접 홍보하는 방법입니다. 신제품이 나오면 개발자, 마케팅담당자, 판촉사원이 다 함께 모여서 미팅을 합니다. 갈 때는 신제품을 쥐어주면서 고객들에게 맛을 보이게 합니다. 

  풀무원의 브랜드 마크는 초록색 접시모양입니다. 회사의 철학은 신선, 자연, 안전한 식품으로 믿음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마케팅과 영업의 핵심은 우리가 가진 핵심역량을 살리고, 우리만 가질 수 있는 토종브랜드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만 가질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했습니다. 훌륭한 브랜드가 있으니 협력사가 만드 제품도 우리 마크를 붙여서 쉽게 영업할 수 있었습니다.

  두산에서 마케팅, 경영혁신, 영업기획 등으로 5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습니다. 다만 대기업에서는 많이 배울 수 없습니다. 시스템으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시스템을 관리하는 수준입니다. 두산은 맥주회사(동양맥주, OB맥주)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중공업을 인수하였습니다. 바닷물을 담수로 만드는 회사입니다. 또 대우중공업을 인수하였습니다. 두산은 중공업 위주의 사업 외에는 다 매각하였습니다. 식품파트 역시 대상그룹에 매각하였습니다. 대상그룹이 종갓집 김치를 인수하여 김치분야에서는 독보적 입지를 쌓았습니다. 

  대기업에서만 근무하다가 중소기업 '자연촌'에 전문 경영인으로 참여하였습니다. 두부를 만드는 회사인데 풀무원보다 두부를 먼저 만들었습니다. 이마트를 방문했는데 대기업에 있을 때는 수석부장이 나오더니 자연촌으로 왔더니 대리가 나왔습니다. 대리가 말했습니다. 사장님께서 가지고 온 제품은 이미 이마트에 다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지, 1+1 행사를 할 수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대기업은 행사가 가능하지만 중소기업은 어렵습니다. 독특한 제품도 아니고, 브랜드 인지도도 없고, 행사도 못해주는데 이마트에서 왜 사장님의 물건을 받아줘야 하냐며 듣지도 않고 가버렸습니다. 회사 생활을 한 이우 처음으로 자괴감을 느꼈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똑같이 하면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남다르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은 풀무원, 종갓집 등과 함께 자연촌 두부, 유부, 콩나물 등이 이마트에 다 깔려 있습니다. 지금까지 얘기했던 몇 가지 핵심 이유들을 가지고 영업을 해야 합니다. 되도록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외부강의는 나가지 않는데 유통교육원 강의는 종종 나갑니다.

  농식품 판매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잠재고객의 확보와 선별, 접촉계획의 수립과 접촉, 니즈의 파악, 프레젠테이션, 반론극복, 판매종결, 사후관리입니다. 대중고객을 잠재고객으로, 고객을 당골로 만들어야 합니다. 대중고객을 충성고객으로 만드는 과정이 영업입니다. 1989년 국민은행 조사 결과를 보면 은행에 들어오는 65%가 은행업무를 보지 않는다고 합니다. 커피, 잡지, 시원한 공간을 찾아오는 것입니다. 수많은 대중고객들 중에 잠재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입니다. 잠재고객은 기존고객의 소개, 온/오프라인 프로모션, 전시회, 학회, 최고농과정 등 참여 단체들을 통해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들 중 지불 능력, 구매 의사결정 권한 보유 여부, 자사 제품에 대한 니즈의 존재 여부 등으로 선별합니다. 

  자연촌은 오래전 영진식품 시절 판두부 시장의 최강자였습니다. 풀무원이 포장두부 시장을 석권하면서 경영이 어려워졌습니다. 둘째 아들이 호주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와서 사업을 다시 일으켰습니다. 6층 짜리 건물에서 하루에 30만 모를 생산합니다. 관건은 잠재고객 확보였습니다. 기존고객은 학교 급식, 농협 하나로 마트 등이었습니다. CJ, 할인마트 납품을 시도했습니다. 이마트의 두부 담당 실무자를 만나야 하는지, 농수산 총괄 부장을 만나야 하는지 고민했습니다. 자연촌 2세는 총괄 부장을 만났습니다. 실무자는 두부 한 품목만 보고 수많은 두부업체들을 만나겠지만 총괄 부장은 전략적 접근이 가능했고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전략 등입니다. 

  잠재고객에 대한 많은 지식을 가지고 접근해야 합니다. 회사의 매출규모, 수익구조, 구매과정, 공장 등의 생산시설, 유통구조, 임원, 의사결정 관련 키맨이 누군지 알아내야 합니다. 자연촌은 이메일을 활용하였습니다. 문자로는 많은 말을 못 합니다. 대기업은 고객으로부터 온 이메일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제목을 잘 쓰고, 한눈에 보일 정도의 분량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메일을 보내고 이메일 확인을 요청하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암기형보다는 제안형 프레젠테이션이 좋습니다. 잠재 고객의 니즈나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제안하는 형태로 진행해야 합니다. 시연은 짧게, 신속하게, 단순하게, 핵심 내용만 전달해야 합니다. 자연촌은 이마트에 5만 모를 납품하고 있을 때 홈플러스에서 요청이 들어와 대구 지역에서 테스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마트 총괄 부장이 알고 거래를 끊자고 하였습니다. 식사 자리를 만들어 상생전략으로 저렴한 가격에 이마트에만 독점 공급해 주는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당시 사회적 분위기는 대기업이 중소기업 피를 빨아먹고 산다는 분위기였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두부에 콩나물, 유부까지 납품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래적 관계가 자문적, 전략적 관계로까지 발전한 좋은 사례입니다. 감사합니다.